저녁 식사를 하고 창밖을 내다봤는데 아직 대낮처럼 환해서 놀라셨죠. 다가오는 6월 21일은 일 년 중 해가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夏至)’입니다. 보통 하지가 지나면 기온이 더욱 높아져 무더위가 시작되는데요. 지혜로운 우리 조상들은 하지를 어떻게 보내며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하지의 뜻

 망종과 소서 사이에 있는 하지는 음력으로는 5월, 양력으로는 6월 21일 무렵입니다. 이때 태양은 지구의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게 되면서 남반구에서는 하지에 낮의 길이가 가장 짧아지지만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어지게 되는데요. 해가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 북반구의 지표면은 태양으로부터 가장 많은 열을 받게 되고, 이 열이 쌓여서 하지 이후로는 몹시 더워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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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에 하는 일

 조상들은 1년을 24절기로 나누고, 농사일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농사에서 24절기는 모두 중요하지만, 하지는 일 년 중 특히 중요하고도 바쁜 때라고 할 수 있는데요. 모내기와 누에치기, 마늘 수확 및 건조, 병충해 방제는 물론, 장마와 가뭄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 무렵에 모내기를 끝내고 나면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됩니다. “하지 지나 열흘이면 구름장마다 비다”라는 속담은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입니다.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는데요. 민간에서는 신성한 지역에 제물로 바친 동물의 피를 뿌리면 그것을 씻어내기 위해 비가 내린다는 생각으로, 개나 소 등의 가축을 잡아 그 피를 바위 등에 뿌려놓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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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에 먹는 음식

 감자는 일 년에 두 번 수확하는데 첫 번째 수확기는 하지 무렵이라 ‘하지감자’라고도 합니다. 하지가 지나면 보리가 마르고 알이 잘 배지 않으며 감자 싹이 죽기 때문에 감자를 캐어 농사의 성공을 빌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강원도 평창군에서는 하지감자를 캐어 밥에 하나라도 넣어 먹어야 감자가 잘 열린다는 말이 전해지기도 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하지에 감자전을 먹기도 하죠.

 하지는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도 낮 기온이 연일 30도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하지가 지나면 곧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소서’가 찾아올 텐데요. 하지감자를 넣은 보양식과 함께 무더위를 이겨내고, 올 여름 건강하게 보내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