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시골에 내려가 농사 지으며 살고 싶다’는 분들, 많으시죠? 하지만 주말농장이나 동네 자투리 땅, 집 앞마당 등 작은 공간을 이용해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농사를 지을 수 있답니다. 도심에서 직접 자신의 먹거리를 재배하는 사람, ‘시티파머’(city farmer)들이 최근 특히 주목하는 공간이 건물 옥상이라는데요. 오늘은 도시 농부들을 위한 옥상 농사 짓기 팁을 알려 드립니다.

뉴욕은 지금 루프탑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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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번잡하기로는 세계에서 첫 손 꼽히는 도시, 뉴욕. 최근 뉴욕에서는 옥상을 의미하는 ‘루프탑’이라는 단어가 인기라는데요. 옥상의 술집 ‘루프탑 바’들이 곳곳에서 성업 중일 뿐 아니라 옥상에서 구기종목이나 요가를 즐기는 ‘루프탑 스포츠’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 옥상에서 농사를 짓는 ‘루프탑 파밍rooftop farming’이라는 단어는 이미 생활화 되어 가고 있는 단어인데요. 셰프들은 레스토랑의 옥상 텃밭에서 직접 기른 토마토, 감자, 파슬리, 상추, 아스파라거스, 호박 등을 요리의 재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손님들도 레스토랑을 선택할 때 이러한 텃밭이 있는지를 고려할 정도라고 합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활발한데, 옥상을 밭으로 사용하면 도시 계획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하여 대대적인 세금 감면 정책도 펼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학교나 지자체를 중심으로 옥상 텃밭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자율적으로 도시 농업의 활성화를 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tip. 옥상정원을 만날 수 있는 곳
정부세종청사 |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입니다. 나무 12만 그루, 초본류 63만 포기가 자라고 있는 데다 후에 청사가 완공되어 옥상이 하나로 연결되면 그 길이만 3.7㎞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 보안상의 문제로 시민들에게 공개되고 있지 않으나 곧 개방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 드라마 ‘파리의 연인’, ‘로펌’, 영화 ‘키다리 아저씨’ 등의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한 이곳은 한강변이라 접근하기 쉽고, 주변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더욱 인기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으며 서울지하철 2호선 당산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입니다.
강북문화예술회관| 북한산의 자연경관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정원이 꾸며져 있습니다. 잔디나 숙근초, 1년초 등의 초본이나 지피식물, 관목, 교목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9시부터 저녁 5시까지이고, 일요일이나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겨울에는 개방하지 않습니다. 서울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가깝습니다.
서울대 공대 연구실 |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에서는 연구실이 있는 공대 건물 옥상의 구역을 나눠 꽃밭, 나무정원, 잔디밭, 텃밭 등으로 조성하고 시민들에게 개방, 지역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옥상 텃밭, 옥상 정원의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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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옥상에 농사를 지으면 식물과 흙으로 인해 직사광선이 건물로 직접 닿지 않기 때문에 건물 온도가 낮아집니다. 올 여름 폭염이 도심에서 더욱 심하게 나타나면서 옥상 녹화된 건물은 그 효과를 더욱 실감하고 있다는데요. 식물의 광합성 작용으로 인해 건물의 기온을 낮추고 습도는 높아져 냉방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둘째, 별도의 토지를 구입하지 않고 기존 공간을 활용해서 적은 비용으로 녹지를 늘릴 수 있습니다. 흔히 옥상은 안테나나 에어컨 실외기 사이에서 연기를 뿜고 있는 콘크리트바닥인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정원이나 텃밭을 조성하게 되면 도시 미관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회사 건물 옥상정원은 직장인들이 일하다 잠시 짬을 내 운동도 하고 맑은 공기도 마시는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셋째, 자연적 슬로푸드 운동으로 이어져 우리 몸과 지구를 건강하게 합니다. 옥상에서 직접 키우는 채소 그리고 과일들은 농약과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 줍니다. 텃밭에서 식탁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 신선도 또한 한층 더 높습니다. 식재료를 운송할 필요도 없어 트럭 등이 내뿜는 대기 오염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초보자를 위한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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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파머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땅을 구하느라 멀리 갈 것 없이 옥상처럼 가까운, 도시 안 모든 공간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하고 있는데요. 처음 텃밭을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립니다.

1.씨앗보다는 모종을 구입하여 심으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듭니다.

2.좁은 면적에 욕심을 부려서 많은 양의 씨앗을 뿌리거나 모종을 심으면 잘 크지 않습니다. 하나의 화분에는 하나의 작물을 띄엄띄엄 심도록 합니다.

3.충분한 물이 필요한 식물과 그렇지 않은 식물을 잘 구분하여 물의 양을 조절해야 합니다.

4.화분을 이용할 경우 잎채소는 깊이가 10cm 이상, 열매채소는 깊이가 15cm 이상, 뿌리채소는 깊이가 20cm 이상의 화분에 심습니다.

5.식물이 좋아하는 흙은 중성인 산도 6.5. 오래 농사를 지으면 흙은 강산성으로 변하기 때문에, 일 년 에 한 번은 석회를 뿌려 중화를 시켜주어야 농사가 더욱 잘 됩니다.

무엇보다 시티파머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내 손으로 먹거리를 수확하였다는 기쁨과, 자연이 주는 안정감 등 치유 효과라고 합니다. 식재료를 사먹는 일이 줄어 경제적일 뿐 아니라, 아이들이 있는 가정의 경우 자연학습의 효과와 함께 어려서부터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는 습관을 들게 해 줍니다. 일단은 조그마한 상자 텃밭을 이용해서라도 옥상 농사에 도전해 보세요. 다가올 가을, 수확의 기쁨을 누려 보는 일도 보람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