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는 훈남훈녀 커플의 결혼. 그런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니 이 결혼식, 무사히 치러질 수 있을까 싶습니다. 영화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에서 인생의 기쁨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각본가 저스틴 잭햄이 이번에는 <빅 웨딩>의 감독으로 변신하여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합니다.

 

문제 없는 가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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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 웨딩>은 미시(아만다 사이프리드)알레한드로(벤 반스)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결혼은 가족 간의 결합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금융부자들이 모여 사는 부촌 그리니치의 야외 예식장, 화창한 날씨, 눈부신 웨딩드레스까지. 모두가 꿈꾸는 그들의 결혼식을 현실로 옮겨 놓은 듯, 완벽 그 자체입니다. 두 가족의 복잡한 과거사가 밝혀지기 전까지 말입니다.

 

 

먼저 신랑 알레한드로 집안의 수상한 가계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알레한드로의 아버지 돈은 현재 오래된 연인과 10년째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혼한 전처 엘리와의 사이에 라일라, 제러드, 그리고 콜롬비아에서 입양한 알레한드로를 둔, 세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하지요.

그럭저럭 가족의 형태를 유지한 듯 보이던 알레한드로의 집안에 결혼식을 발단으로, 그들의 가족들은 팔자에 없던 연기를 하게 됩니다. 바로 알레한드로의 생모가 결혼식에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입양 보낸 아들만큼은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 행복하기를 바랬던 어머니의 기대를 차마 저버릴 수 없었던 아들 알레한드로를 위해 작전이 개시됩니다.

돈과 엘리는 어쩔 수 없이 결혼식 기간 내내 부부 행세를 하게 되고, 졸지에 자신의 위치가 모호해진 현 동거녀 비비는 결혼식 전날 가출을 감행합니다. 숨기고 싶은 과거사의 폭로전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가족이란 또 다른 가족의 탄생을 위해 넘어야 할 산?!

 

결혼은 남녀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고들 합니다. 결혼을 준비하고 있거나 연애 중인 커플이라면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절실히 공감할 텐데요.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결혼에 이르기까지 봉착하는 난관이 무수히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당사자들끼리 대립한다면 모를까, 가족관계 때문에 이 같은 충돌이 발생한다면 더 고민스러울 것입니다.

영화는 또한 행복한 가족 코스프레를 하며 화기애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족구성원 개개인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과연 너의 가족과 남편(아내)이 될 사람의 가족들이 이래도 결혼할래?”라고 물어보는 듯한 극단적인 상황들 – 과거가 복잡한 사돈 사이, 무려 세 분의 시어머니, 이혼을 죄악시하는 생모의 등장-은 결국 결혼하는 당사자만이 아닌, 그들을 둘러싼 가족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고충을 보여주며 다시 한번 결혼이란 둘만의 축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줍니다.

무엇이 바람직한 결혼 혹은 가정이냐에 대한 명쾌한 정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누구에게나 고민이 있고, 각자만의 해결방법이 있을 뿐이지요. 그 어느 것도 정답은 아니지만 상대를 사랑한다는 마음에 더해, 나와 엮이게 되는 모든 관계를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가짐이라면 행복한 가정을 위한 준비가 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소위 ‘막장’이라고 할 만큼,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가계도이지만 그 뒤에 감춰진 가족들의 진심과 사랑에 공감할 수 있는 영화 <빅 웨딩>. 경쾌함과 진중함을 넘나드는 러닝 타임 동안 다시금 결혼과 가족이 의미하는 바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