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산이 감당할 수 있는 기간보다 더 오래 사는 ‘장수의 위험’, 수명이 늘어난 것이 왜 문제가 될까요? 예상보다 길어진 은퇴 이후의 여생은, 그만큼 탄탄한 노후 대비 없이는 위기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사고를 당하기라도 하면 생활은 더욱 궁핍해지겠죠.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16일에서 19일까지 나흘간, 49차 국제보험회의(IIS) 총회가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IIS는 세계 90여개 국가들의 보험회사 CEO, 감독당국, 보험학자 등 900여 회원이 가입한 세계 최대의 국제보험 회의체로, 매년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연차총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는 1987년 개최된 제 23차 서울 총회 이후 26년만에 다시 서울에서 열리게 된 것이라고 하네요.

총회에 참석한 각국의 패널들은 보험과 관련하여 자국이 겪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는 한편, 인구 고령화는 세계적 차원에서 접근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한 세제혜택을 늘려 저축률을 높이고 은퇴연령을 늦춰야 하며, 노인층의 의료비 보장을 위한 간병보험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사적연금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특히, 이번 서울 총회 참석을 위해 미 푸르덴셜의 퇴직연금 분야 수석 부사장인 제이미 캘러머리디스가 한국을 방문했는데요. 미국에서 최고의 연금 전문가로 꼽히는 캘러머리디스 부사장이 밝힌 미국의 사례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인 중 절반만이 노후를 대비해 연금을 쌓고 있으며, 100인 이하 사업장 중 75%는 퇴직연금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의무형 연금제도가 없어 기업연금에 가입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퇴직연금 도입은 여전히 검토하고 있는 단계에 머물러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대비가 충분하지 않은 데다 공적 연금의 혜택도 별로 누리지 못하는 중산층의 경우가 가장 심각하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국처럼 고령화 속도가 빠른 나라에게는 이러한 노후 준비 부족이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은퇴하기 최소 20년 전부터는 더욱 철저한 자산 관리에 돌입해야 한다는데요.

55세 전후로 은퇴하는 한국인들은 30대 중반, 늦어도 40대 초반부터는 은퇴 자금을 모으기 시작해야 하는 셈입니다. 1인 가구가 늘고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노후가 더욱 불안해졌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나에게 위험이 닥쳐도 도와줄 가족이 없다는 불안감을 갖고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 사람들은미래의 나가 아닌타인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사람도 언젠가는 반드시 은퇴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당부하는 캘러머리디스 부사장.

국민들이 노후를 스스로 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정부의 역할은 물론, 보험을 내 미래의 리스크를 대비하는 수단으로 이해하는 개인의 인식 또한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 제이미 캘러머리디스 부사장 인터뷰 기사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