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족’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독립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부모님에게 정신적,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성인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는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사회현상이 아닌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적 문제입니다. 이렇게 전세계적인 사회현상이 된 캥거루족은 그만큼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그만큼 다양한 용어로 불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캥거루족을 일컫는 세계 각국의 용어와 함께 현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캥거루족, 왜 탄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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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Sophie L. Miller

캥거루족이 등장은 2000년대 초, 심각해진 취업난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독립을 원하지만 본인의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비자발적으로 캥거루족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캥거루족는 취업이나 결혼 여부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취업하거나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하는 자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결혼 후, 주택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부모 집에 얹혀사는 ‘신캥거루족’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2012년 서울시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구주인 부모와 같이 살며 부양을 ‘받는’ 3-40대 어른자녀가 10년 사이 약 23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참고자료: 서울시 ‘통계로 본 서울 가족구조) 물론 부모의 부양을 위해 동거하는 경우도 있으나 전체 비율 중 32.2% 수준으로, 캥거루족 혹은 캥거루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캥거루족이 부모와의 동거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취업, 보육, 미혼 등으로 경제적 독립이 힘들거나 본인의 자녀 양육 등이 주된 항목으로 꼽혔습니다.

 

일본의 패러사이트족

저작권 karenwithak

 

가까운 나라 일본의 경우 기생충을 뜻하는 ‘패러사이트 족’이라 칭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캥거루족보다 조금 더 규탄 받을 대상으로 느껴지는 용어입니다.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사는 성인을 뜻합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을 버는 것만으로 만족, 생계에 필요한 경제 비용을 전부 부모에게 의지합니다. 이들의 문제점은 자발적 무직자라는 점에 있습니다. 나이든 부모의 노후는 물론, 본인의 미래까지 책임질 수 없다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일본의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부메랑 키즈

저작권 j.brain

언뜻 어감만으로는 귀여운 부메랑 키즈. 부메랑 키즈는 말 그대로 ‘다시 돌아오는 자녀’를 빗대어 말하는 신조어로 학업이나 취업을 위해 부모와 따로 살다가 ‘경제적인 이유’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젊은이들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부모 곁으로 돌아오는 자녀들이 노후를 이제 막 즐기려고 하는 노년의 부부에게는 꼭 반가운 대상은 아닐 것입니다.

 

2012년 미국 내 조사 결과, 부모와 함께 사는 25-34세의 인구 비율은 21.6%로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참조: 퓨리서치센터 ‘부메랑 세대 리포트’)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경제적 이유로, 절반 이상이 무직자이거나 제대로 된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외에도 부모의 퇴직금을 축낸다는 의미의 ‘키퍼스(영국)’, 엄마가 해주는 음식만 먹으려 한다는 의미의 ‘맘모네(이탈리아)’ 등 캥거루족을 뜻하는 단어는 세계 곳곳에 존재합니다.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다 큰 ‘어른자녀’가 부모에게 의지하는 기간이 길어지는 사회현상 때문에 노후를 여유롭게 즐기지 못하고 있는 부모님 세대들의 고충이 커져만 가는 것은 아닐까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접어 들며 결혼 적령기 상승 및 미혼 인구의 증가 등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며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일들이 점점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부모님, 자신 그리고 자녀의 미래를 위해 한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