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인은 고급스러운 술이다’라는 말은 옛말이 됐습니다. 편의점, 마트, 와인샵 등에서 와인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한 병에 1만 원도 되지 않는 와인도 있어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와인의 인기를 반영이라도 하듯 10월 14일 와인데이도 생겨났답니다. 와인데이는 연인들이 함께 포도주를 마시는 날인데요. 꼭 와인데이가 아니어도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와인을 마실 기회가 많아집니다. 하루의 스트레스를 동료 혹은 친구와 함께 와인을 마시며 날려버리거나 아내와 집에서 오붓하게 와인 한잔하면서 못다 나눈 이야기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지요.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여전히 까다로울 것 같은 술, 와인! 왠지 분위기를 내야 할 것 같고 집에서 먹을 때엔 멋진 와인잔이 있어야 할 것 같고…그래서 오늘은 특별히 와인의 아름다움을 최고로 표현해주는 와인잔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와인 맛을 잘 음미하기 위해서는 와인잔을 제대로 선택해야 하는데요. 어떤 잔에 담느냐에 따라 맛은 물론 와인의 향과 색깔, 촉감까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종이컵이나 물잔에, 혹은 울퉁불퉁한 파카글라스 잔에도 와인을 마시지만, 가장 와인의 감각을 잘 표현해주는 잔은 얇고 투명하며 아무런 무늬도 없는 크리스탈 와인잔입니다.

Mein Wein / My Wine

 Mein Wein / My Wine by rpeschetz 저작자 표시비영리

와인영화 ‘사이드 웨이’를 보면 주인공이 피노 누아를 종이컵에 따라 마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고 대단히 감동했는데요. 왜냐하면 형식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도 와인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만약 와인잔과 종이컵이 동시에 주어진 상태에서 와인을 따라 마시라고 하면 어느 것을 고르실 건가요? 많은 사람이 당연히 전자라 할 것입니다. 와인잔에 따라 마실 때 와인이 최상의 맛을 내기 때문이지요.

와인잔

일반적으로 와인잔은 립(Lip), 몸통(Bowl), 손잡이(stem), 받침(Base)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글라스의 길쭉한 손잡이는 와인잔을 쉽게 돌려 와인잔 표면적에 많이 퍼지도록 함으로써 와인의 향을 좀 더 풍부하게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손으로부터 전달되는 열을 차단하는 역할도 하지요. 그럼 지금부터 와인잔의 모양에 따른 명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와인잔은 여러 모양으로 나뉩니다. 왜일까요? 이 역시 와인의 맛을 최적의 상태로 구현하기 위해서입니다.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와인을 꼭 와인잔에 마셔야 할까?’라는 고민을 해본 적 있으실 텐데요. 그런데 막상 와인잔의 모양이나 유형, 심지어는 와인의 용량에 따라서도 와인의 맛과 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와인잔의 매력적인 세계에 빠지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적합한 와인잔을 고를 때에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다리(스템)의 높이, 재질, 형태 등에 따라 같은 와인이라도 맛이 미세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사람의 혀에서 쓴맛•단맛•신맛을 느끼는 부위가 각각 다르므로 와인이 입안의 어느 부분에 먼저 닿느냐에 와인의 맛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와인잔은 입안으로 흘러들어 가는 와인의 방향과 양을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어떤 와인잔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와인의 맛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자, 그렇다면 자신이 마시려는 와인에 맞는 와인잔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먼저, 와인잔은 크게 레드와인잔과 화이트와인잔, 샴페인잔으로 나뉘는데요. 와인에 따라 다른 와인잔의 모양과 특징을 짚어보겠습니다.

와인잔2

 레드와인용은 일반적으로 화이트와인 글라스보다 크며, 와인의 향기를 풍성하게 느끼게 하고 이 역시 포도 품종에 따라 더욱 세분화하여 분류하고 있습니다. 레드와인잔은 풀 바디한 레드와인의 향과 맛을 가장 잘 느끼도록 설계되었으며 볼과 잔 입구의 크기에 큰 차이가 없고, 잔의 볼 부위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입구가 조금 작아지는 형태인데요. 종류로는 보르도와 부르고뉴 스타일 와인잔이 있답니다.

구분

특징

 레드 와인잔보르도 스타일(Bordeaux style)

향이 풍부하고 복합적인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은 마실 때
사용하며 잘 숙성된 진한 타닌의 깊은 향을 느낄 수 있도록 전체적인 모양은 약간 길고 볼의 볼록한 정도가 덜함. 와인을 마실 때 입술이 조금 안쪽에 닿게 되어 있어 장기 숙성된 양질의 와인에 가장 적합.

레드 와인잔부르고뉴 스타일(Burgundy style)

볼 아래쪽에 볼륨이 있고 위로 갈수록 퍼지는 풍선 형태의
잔은 잘 숙성된 부드러운 타닌과 다양하고 복합적인 향을 맡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섬세하고 부드러운 부르고뉴 스타일의 와인을 마실 때 사용.

화이트 와인잔 (white wine galss)

화이트와인잔은 신선하고 상큼한 화이트 와인을 담기에 적합한
형태로 디자인. 레드와인잔보다는 작고 얇은 느낌인데 이는 화이트와인은 차게 마시는 때가 많아서 마시는 동안 온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 또한 레드와인보다 덜 오목하며 화이트와인의
상큼한 맛을 잘 볼 수 있게 와인이 혀 앞부분에 떨어지게 되어 있음.

샴페인잔 (champagne flute)

샴페인스파클링 와인을 마실 때 사용되는 샴페인 잔은
유선형의 날씬한 모양. 샴페인의 섬세한 아로마와 끊임없이 올라오는 기포까지 즐길 수 있도록 시각적인
면과 미각적인 면을 동시에 고려해 만들어졌고 특히 볼이 좁은 샴페인 플룻은 샴페인의 미세한 향미를 느끼게 해주는 거품을 잘 유지해주는 역할.

와인잔, 이렇게 쉽게 구분할 수 있다면 와인잔을 소주잔이나 맥주잔과 비교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겠죠? 사실 와인잔의 매력은 단순하면서도 동시에 복잡 미묘함에 있는 것 같습니다~

와인에 맞는 와인잔을 골랐다면 이제 와인맛을 제대로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마무리가 남았는데요. 와인의 맛을 100% 만끽하기 위해서는 와인잔에 제대로 따라 마실 줄 알아야 합니다.

먼저, 와인을 와인잔의 면적이 가장 넓은 부분까지만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눈대중으로 이렇게 양을 맞추면 와인의 부케가 가장 살아나고, 시각적으로도 좋지요. 다음으로 와인잔의 다리 부분을 잡습니다.

고가 와인은 볼을 움켜잡았을 때 미세하게 온도가 변화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만 명심해서 와인잔을 매치한다면 와인 맛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알아두면 좋을 기초 와인 용어 6가지!


· 아로마(Aroma) 
: 포도 열매 자체에서 느껴지는 향기로 꽃향기와 과일향기 등의 향기.

· 부케(Bouquet) : 와인 생산과정이나 숙성과정에 의해 생기는 복합적인 와인 향기, 좋은 와인일수록 부케가 뛰어남.

· 빈티지(Vintage) : 포도가 수확된 해를 의미. EU에서는 같은 해에 수확된 포도가 85% 이상 사용되어야 와인병에 빈티지를 표기할 수 있음.

· 바디(Body) : 와인의 진한 정도와 점성도, 무게감을 이야기할 때 사용되는 테이스팅 용어.

· 타닌(Tannin) : 와인을 마실 때 느끼는 떫은맛을 내는 성분. 적포도에서 주로 발견됨.

· 오크(Oak) :참나무 와인을 숙성시킬 때 사용하며 고급 와인 양조 시 주로 이용.

· 피니쉬(Finish) : 마신 와인에 대한 뒷맛. 입안에 남는 와인에 대한 느낌, 여운 등을 의미. 좋은 와인일수록 피니쉬가 길다.

그리고 와인을 대할 때 반드시 금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원샷입니다. 와인은 오랜 기간 숙성해 색과 향과 맛을 담은 술인 만큼 눈으로 코로 그리고 입으로 세번 마셔야 와인을 마셨다고 할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두세요! 와인잔에 제대로 따랐다면 이제 와인을 제대로 마시는 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① 눈으로 와인색 마시기

먼저 와인의 색을 관찰한다. 와인 잔에 와인은 1/3 정도만 따른다. 잔의 받침 부분을 잡고 와인잔을 불에 비추어 보거나 흰 배경에서 와인의 색상을 본다. 와인이 투명하면 상태가 좋은 것이지만 뿌연 상태면 오래되었거나 보관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다. 흰색 테이블이나 흰 종이 위에 와인 잔을 올려두고 위에서 바로 내려다보면 와인 색상의 농도를 볼 수 있다. 와인 색은 사용된 포도 품종, 기후나 지역, 빈티지(포도가 수확된 해)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② 코로 와인향 마시기

먼저 와인의 색을 감상했다면 다음은 와인의 향기를 맡을 차례다. 와인이 잔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 와인 잔을 돌린다. 이는 와인이 공기와 접촉하게 해 와인의 향기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잔을 돌리기 가장 쉬운 방법은 와인 잔을 테이블 위에 놓고 엄지와 집게손가락으로 잔의 다리를 잡고 부드럽게 돌리는 것이다.

와인잔을 흔들어 와인과 공기가 충분히 접촉됐다면 이제 향기를 맡는다. 코를 와인 잔에 갖다 대고 최대한 후각을 살려 와인의 향기를 깊이 맡아본다. 와인은 아로마(Aroma, 포도 열매 향기)와 부케(Bouquet, 복합적인 와인 향기)를 발산할 것이다.

③ 입으로 와인 마시기

와인의 색과 향기를 관찰한 다음은 입으로 마시는 단계다.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머금고 입안에서 굴려본다. 혀의 부위에 따라 느끼는 맛이 다르므로 최대한 와인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게 좋다. 떫은맛의 타닌(Tannin)은 뺨 뒤쪽에서 느껴지고 단맛은 혀끝에서 느껴진다. 알코올의 타는 듯한 느낌은 목 뒤쪽에서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와인을 삼키고 난 후에는 부드럽고 천천히 코와 입을 통해 숨을 내쉬어 본다. 와인을 마신 후 입안에 남는 여운을 피니쉬(Finish)라고 하는데 좋은 와인일수록 여운이 오래 남는다.

와인은 포도 이외에 다른 원료가 전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술보다 영양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습니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물론 살균작용 덕분에 위장 치료에 탁월한 타닌 성분 등 인체에 이로운 성분이 와인 한잔에 들어 있는데요. 그렇다고 많이 마시는 것은 곤란합니다^^; 적당한 와인 권유량은 성인 남자이면 4잔, 여자는 2잔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네요! 또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포도주를 마시는 사람은 비음주자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보고가 있으니 기분 좋게 와인 한잔 정도는 즐기는 여유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