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8일은 어버이날이었죠.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 카네이션 만들어 달아 드리고, 편지도 쓰면서 부모님의 사랑을 한번쯤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는 날입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면서, ‘굳이 챙겨야 되는 날’로 번거롭고 새삼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언제나 공기처럼 우리 주변에 머물고 있는 것이 부모님의 큰 사랑이라는 것을 매번 되새기기엔 우리는 아직 모자란 존재라, 오죽하면 일부러 날을 만들어서라도 이를 기억해야 한다는 것마저 우리는 자주 잊곤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의 사내필진 한 분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깊이 느꼈던 한 사연을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아픈 엄마, 아픈 나…..

 

사흘째 엄마는 허리 통증으로 거의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급하게 수술이 결정됐죠. 진단명은 요추 4번과 5번 사이의 추간판탈출증. MRI 검사 결과를 보는데 척추 4번과 5번 사이가 둥그렇게 탈출되어 신경 한 가닥 지나갈 틈도 없이 온 신경을 꽉 누르고 있었습니다. 엄마는 의사로부터 검사 소견을 듣는 동안에도 통증 때문에 앉아있지도 못하고, 서 있지도 못하고허리를 부여잡은 채로 엉거주춤 서 계셨습니다.

MRI 판독지에서 보이는엄마 허리뼈 안에서 모질게 탈출해버린 그것은 제 눈에 너무도 선명해 보였습니다. 알 수 없는 원망과 죄책감과 슬픔이 한 덩어리가 되어 가슴 속에서부터 치솟더니 금세 눈물로 떨어져 나왔습니다.

‘저것은 기실 나의 책임이다. 내가 연년생 아이들만 엄마에게 맡기지 않았어도..’

제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를 전부 엄마 허리에 얹어놓고, 저만 혼자 너무 편하게 살아온 것 같은 죄책감이 아프게 밀려왔습니다.

정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Precious Heart
Precious Heart by ~jjjoh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엄마’라는 사람…..

 

예전부터 엄마 허리가 좀 안 좋긴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일어설 수조차 없을 정도로 심해질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예정에 없던 엄마의 부재로 저는 허둥대기 시작했습니다. 큰아이가 입고 싶어하는 보라색 옷을 찾지 못해 여기저기 옷장을 다 헤집었고, 어린이집 차가 아침에 몇 시에 오는지 몰라서 너무 일찍 내려갔다가 아침 추위에 바들바들 떨어야 했죠. 18개월 된 둘째 아이를 졸지에 어린이집 종일반으로 보내면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으며 삼켰던 눈물은 정말 쓰렸습니다. 

‘나도 두 아이의 엄마인데, 우리 엄마가 없으니 나는 엄마 노릇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구나…’

엄마는 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면서도 손자손녀 걱정이었습니다.

“첫째 아이는 점심에 약 잘 챙겨서 먹여야 하는데.. 둘째는 기저귀발진이 잦아서 기저귀 자주 봐줘야 하는데..”

“나 때문에 갑자기 너도 회사 못나가고 정말 미안하다…”

그런 말씀을 하면서 제 손을 잡고 쓸어주기까지 하셨습니다. 또 울컥할 수 밖에 없었죠. 애들 걱정 말고 엄마 허리나 잘 돌보지 이게 뭐냐고 퉁명스럽게 받아 쳤지만, 결국 수술로까지 이어진 엄마의 아픔에 저는 죄인이 된 심정이었습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루 14시간 동안 엄마를 잡아두었던 못된 딸어쩜 그렇게 엄마를 알뜰하게 부려먹었는지…’

그런 생각을 하니, 갑자기 견딜 수 없이 엄마가 소중하게 느껴지면서 눈 밑이, 손끝이, 온 몸이 파르르 떨렸습니다. 지금까지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잘 느끼지 못했던 감정, 엄마의 존재가 제게 태산보다 더 크게 성큼 다가왔습니다. 손에 힘을 주어 엄마 손을 꽉 잡아봤습니다.

엄마와 단 둘이 있으면서, 정말 오랜만에 저와 엄마는 [아이들의 엄마할머니]가 아닌, [엄마의 딸우리 엄마]의 관계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우리 할머니니까요!”

며칠째 할머니가 집에 오지 않는 게 이상했는지 큰아이가 제게 물었습니다.

“엄마, 할머니는 왜 안 와요?”

“응.. 할머니가 좀 아프셔서 당분간 못 오실 거야.”

“아… 그렇구나…”

아이는 고개를 끄덕끄덕하더니 자신만만하게 덧붙였습니다.

“엄마, 걱정 마세요. 할머니 금방 나을 거예요!”

“정말?”

“네~ 우리 할머니니까요!”

4살짜리 아이의 단순함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지만 그 말이 정답이다 싶었습니다.

‘우리 할머니니까, 우리 엄마니까 툭툭 털고 일어나실 거야.’

한 달쯤 후면 다시 예전의 엄마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어서 6월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A Mother Daughter team (presumably) walk barefoot together on the beach
A Mother Daughter team (presumably) walk barefoot together on the beach by mikebaird 저작자 표시

이 포스팅을 보시는 많은 분들이 현재 자녀가 있으시거나 곧 생기실 분들이실 거라 생각됩니다그런데 먹고 사는 데 바쁘고자녀에 신경쓰느라 정신이 없어서 미처 나를 지금까지 키워주시고도 모자라 아직도 걱정하시는 우리 부모님 생각을 못 하고 계신 건 아닐까요?

화이트데이가 별것 아니라고 하면서도 안 챙기면 속상한 것처럼, ‘그래도 어버이날이라도우리 부모님을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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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CS Center Supervisor 임정하 대리

4, 3살 연년생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워킹맘입니다직장과 가정에서 모두 성공하는 Super Mom이 되고자 하는 욕심은 가득하지만실제 현실에선 좌충우돌실수 투성이인 엄마랍니다.